2편을 끝내고, 잠깐 끊고 다시 쓰려고 했는데 피로가 너무 겹쳐서 하루쉬고 이제야 글을 이어쓰게 되네요.
뭐 기다리는 분들은 별로 없겠지만 피로가 있는 상태에서 글을 쓰면 대충 마무리하고 끝을 낼 것 같아 하루 푹~ 쉰다음 맑은 정신에 이어서 글을 써 봅니다. 별로 재미 없는 글을 기다려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큰 형님이 어느 날 술을 한잔 하시면서 저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물어봅니다.
"동생은 게임하다 지면... 잃은 돈이 아까워 아니면 진 것 때문에 안타까워? 둘 중 뭐가 크지?"
(마음속으로) 둘 다 비슷하긴 한데.. 돈이 더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제가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리자 큰 형님 왈;
큰형 : (진지한 표정으로)"나는 돈보다 졌다는 사실이 너무 짜증나"
.
.
큰형 :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졌다는 사실땜에 짜증이 나서 겜에서 지면 도대체 잠을 잘 수가 없어..."
"나는 따면 잠이 잘 오는데 지면 잠을 못자고 밤을 새거든... 그럼 뭐하는 줄 알아?
나 : "뭘 하시는데요?"
큰형 : "밤새 잠 안자고 복기하지..". "아... 저기서 왜 베팅을 못 올리고 머뭇머뭇 거렸을까? 거기서는 왜 한 템포 쉬지를 못했을까하고 말이야"
나 : "형.. 그렇게 복기하는 건 실력향상에 도움이 되나요?"
큰형 : "(눈이 커지며, 기다렸다는 듯이)당연히 안되지~~"
나/큰형 : "푸 하하하하..."
제 질문에 큰 형님의 웃음보가 터져버립니다. 0.1초 뒤에 저도 겁나게 웃음을 터트려버렸습니다.
웃음이 저물어갈 무렵 큰 형이 이런말을 진지하게 합니다.
큰형 : "동생.. 게임은 운일 뿐이야...". 그림이 좋아야 따는거야. 내가 원하는 그림이 나왔을 때 따는거지"
"내가 (게임을 잘한다는 걸로) 유명했던 건, 그 찬스를 기다리고 있다가 꽉~ 잡았고 다른 사람처럼 어영부영 놓치지 않았던 거야"
20년전 마닐라 넘버원을 달렸던 파빌리온 카지노
큰형 : "예전에 파콜 파빌리온에서 말야. 내가 천만(페소) 플레이를 하면서 대다이 맥시멈 2백만 열고 겜을 하는데...
맥시멈 베팅에 타이가 찔끔찔끔 나오면서 베팅 흐름이 끊더라고... 그래서 핏보스에게 '타이 맥시멈이 얼마요?'하고 물어봤더니 12만5천 페소래. 그래서 12만5천페소를 타이에 갔지. 그런데, 타이가 나온거야. 그것도 두 번연속으로..."
저 : "그럼 얼마먹는 거죠? 8곱하기 12만5천.... 백만페소네요?? 그걸 두번이나? 그럼 2백만 먹은 거에요?"
큰형 : "그렇지, 타이로만 2백만 먹고 주변 사람들한테 뽀찌 겁나게 날렸지... "
"20년전에는 파빌리온에서 셀 수 없이 연승하고 겁나게 땄었는데 말이야...."
큰 형님이 살았었던 말라떼 넘버원 콘도 1322 골든 엠파이어
큰형: "내가 재밌는 얘기 하나 해 줄까? 내가 그렇게 수십억을 따고 있을때야. (큰 돈은 카지노 어카운트에 넣어놓고 짜투리는)내가 1322 집에 돌아오면은 붙박이장에 돈을 쌓아두는데 난 그게 얼만인 줄 몰랐지. 귀찮아서 안 셌으니까. 근데 어느날... 돈이 좀 빈다는 생각이 드는거야"
저 : (아마도) 식모가 훔쳐갔나요?
큰형 : "아냐... 잠시 들어봐. 현금이 필요하니깐 옷장에 페소, 달러등 몇 백만 페소를 던져 놓았는데 뭔가 약간씩 모자란다는 느낌이 드는거야. 그래서 혹시나 몰라서 현금 일일히 다 세서 토탈금액을 쪽지에 적어 옷장에 넣어놨어. 혹시 기분탓일 수 도 있으니까"
큰형 : "그런데 어느날 보니깐 이번에는 그 적어논 쪽지까지 없어진거야 ㅎㅎ
큰형/저 : 푸하하~~~"
큰형 : "그래서, 그 금액이 얼만지 그 훔쳐간 놈이 얼마나 훔쳐갔는지 아직까지 몰라..."
"어쩌다가 나중에 알게 됐는데 누가 훔쳐간 줄 알아?"
저 : "누가 그랬죠?"
큰형 : "알고보니 시큐리티 가드가 훔쳐간거야"
저 : "가드가 어떻게 형 집에 어떻게 들어가요?"
큰형 : "걔들이 우리집 열쇠를 복사한게 있었나봐. 그래서 나하고 식모가 밖에 나갔을 때만 몰래 들어와서 티 안날만큼만 집어간거야"
저 : "도대체 얼마를 따면 누가 집어가도 모를만큼의 돈이 옷장에 있죠? 저도 그 정도로 따보고 싶네..ㅎㅎ"
큰형 : "그냥 다 옛날 일이야 ㅎㅎ"
물론, 큰형님이 돈을 많이 따긴 했지만 솔직히 잃은 돈이 거기에 수십 배가 되겠죠.
하지만, 이 유혹이 많은 카지노바닥에서 돈사고 안치고 2~30년 있는 사람은 큰 형님과 저, 그리고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만큼 몇 명 없을 것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37만(시작금액 30만 + 승7만 / 동패손실 -20만) 언저리에서 놀고 있는 저를 향해
큰 형님이 저쪽 테이블에서 성큼성큼 다가옵니다.
제가 속으로 "아이 씨...."하며 고개를 숙입니다.
큰형 : "너 지금 얼마있니?"
저 : "30만에서 이제 겨우 7만 복구했어요"
큰형 : "그럼 30만만 줘봐. 다 잃었어"
저 : "네????"
뭐 항상 있는 일입니다.
큰형님이 혼자 게임하는 일이 대부분이지만 혹여나 제가 주변에서 게임하고 놀고 있으면... 칩 다 뺏어갑니다.
그렇게 30만을 뺏기고 손에 남은 만페소짜리 7개가 처량해 보입니다.
하염없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제 손의 칩은 그 갯수가 항상 비슷합니다.
7만에서 3~4만을 떼어내어 때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냥 3~5천페소 벳이 많아지고 기껏 베팅 올려봐야 1~2만입니다.
자칫 그 동안 딴 돈까지 잃어버리면 다시 원전에서 시작해야하는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죠.
그렇게 두 시간 쯤 흘렀을까....
큰 형님이 다시 오시더니 30만을 리턴해줍니다.
저 : "형님 따셨어요?"
큰형 : "그래 다 복구하고 조금 땄어"
저 : "이자 좀 주세요. 형 때문에 베팅도 못하고 맨날 그 자리에요"
큰형 : "그럼 만페소 줄께"
저 : "아이씨.. 장난해요? 2만줘요"
그렇게 큰 형님이 2만페소를 줍니다.
하지만, 찔끔 따신 것 같은데 좀 미안한 마음이 들어 1만원 돌려 드립니다.
저 : "만페소면 될 것 같아요"
큰형 : "그래? 아무튼 열심히 해. 난 떡치러 간다~~ㅋ"
큰형님이 원래 장난기가 많은 사람입니다. ㅎㅎ 말투도 장난끼가 많죠.
시계를 보니 새벽1시 정도 됩니다.
살짝 약이 오르고 분발해야 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왜, 큰 형님이 (제 게임을) 도와주지 않냐? 약올리고 도망가 버리냐?고 생각이 드시는 분들을 위해...
잠깐 우리 삼총사의 겜블투어의 방식에 대해 잠시 설명을 드립니다.
큰형님은 요즘 카지노 일을 안하십니다. 마닐라에서 형수님이 하는 사업을 거들면서 생활하시죠.
하지만, 일을 하다보면 짜투리 돈이나 형수님이 모르는 눈먼돈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런 돈을 이슬 모으듯이 하나하나 하나씩 모아서 시드를 마련합니다.
때론 비용절약을 통해서 모으시기도 합니다.
비행기는 항상 땡처리항공권만 검색해서 이용하시는데, 세부퍼시픽 최고고객입니다.ㅎㅎ
돈도 있으신데 왜 비즈니스 안타시냐고 물으면 "그 돈 아껴서 도박하는거야~"라고만 하시죠.
아무튼, 시드가 마련되면 저와 작은 형님을 모아서 클락, 세부, 보라카이, 따가이따이 등 놀러갈 만한 곳(카지노가 있는 곳)으로 출동합니다. 즉, 시드는 100% 큰형님이 부담하십니다.
하지만, 돈을 들고 다니기 싫어하시는 큰형님 특성상,
작은 형님이 돈을 준비하시고, 큰 형님이 겜하는데 잠시 쓰고 리턴하는 방식이죠.
혹시 초기시드가 죽으면 큰형님이 작은 형님에게 돈을 빌리기도 합니다.
빌린 돈까지 죽을때도 (자주 있지는 않지만) 어쩌다 한번씩 발생합니다.
그럴땐, 늦어도 1~2주 안에 리턴을 하는 편입니다.
저는 제 차로 운전을 하거나 경리/총무일을 하면서 시다바리 노동력을 지원합니다.
(참여인원이 많은 경우는 밴차량을 렌트해서 이동합니다)
이 겜블투어에서 큰 형님의 승률은 95%정도 됩니다.
큰 형님의 특성이 "타지에서는 잘 잃지 않습니다".
추가수혈에 애로가 있기 때문에 조금먹더라도 신중한 베팅을 하는 방식으로 게임하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마닐라 돌아와서 (저없이) 혼자 겜하다가 다 잃습니다.
어쨌든, 타지에서 거의 진 적이 없다는 사실은 실로 엄청난겁니다.
그래서, 저희들의 겜블투어는 몇년이 넘게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이 어려운 겜블바닥에서 마음의 동반자 한명이 졸업을 하니 조급함이 몰려듭니다.
하지만, 외롭다고 질 수는 없습니다. 특히, 오늘은 패배가 용납이 안되는 날이죠.
게임이라는게 제로 발란스(zero balance ; 본전)에서 시작해도 따기가 힘든 게임인데, "입"으로 동패한 -20만을 안고 게임하려니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시간은 새벽으로 가고 있고, 작은 형님은 이미 (엄청나게 쳐맞고) 방에 들어갔고, 마지막으로 같이 게임하던 큰 형님도 방에 들어가시니 마음이 허전하고 세상에 혼자남은 느낌마저 듭니다.
외로움을 느끼는 것을 보니 아까 마셨던 소주2병도 이제 다 소진된 듯 합니다.
웨이터를 불러 맥주 2캔을 시킵니다.
힐튼의 웨이터들은 팁을 안주면 함흥차사가 되더군요.
그래서, 손에 300페소를 쥐어주며 "익스프레스"를 외칩니다.
고래도 칭찬하면 춤을 춘다는데, 느리고 느린 필리피노도 "뽀찌"에는 광속배달을 해 주네요.
팁 한번주니 제 뒤에는 두세명이 상시대기를 합니다. ㅎㅎ
어쨌든..
대민지원 나갔던 30만 병력이 다시 돌아오니 힘이 갑자기 나기 시작합니다.
다시 37만 정도로 베팅나가 봅니다.
베팅 디퍼런스 유지를 위해 3천~3만안에서 베팅을 운영해 봅니다.
저의 경우, Baccarat라는 게임이 뱅커 커미션에 녹아죽는 겜이라는 것을 알기에 베팅의 디퍼런스를 유지하는데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즉, 전체적으로 적게 맞히더라도 베팅이 큰 쪽에서 맞히면 그 손실을 커버하고도 남기는 게임을 하려고 하는 것이죠. 그래서, 최소 디퍼런스는 10배이상은 유지하려고 합니다.
예를들어, 미니멈 3천페소 테이블에서 최고 베팅이 3만페소를 간다면 10배 베팅이 되는 것이죠.
여기서, 디퍼런스를 올리려면 두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미니멈을 더 낮추던지 맥스베팅을 더 올리는 것이죠.
저의 경우, 베팅을 올리는 것도 좋지만 -20만을 안고 있어서 추가원전 30만에서 아래도 떨어지면 졸업금액 50만을 만들기가 상당히 힘든 상황이 됩니다.
행여나 추가원전 30만에서 10만이상 빠져서 20만까지 떨어진다면, 3~5만, 8만 베팅등으로 대처해야 하므로 급속하게 복구가 되던지 아니면 급속도로 오링에 가까와지는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아직 새벽1시에 37만, 아침까지 시간도 넉넉하고 -13만만 더 복구하면 되는 상황에서는 굳이 베팅을 올리는 위험한 선택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첫번째 방법", 미니멈이 낮은 테이블로 옯깁니다.
1천페소 테이블로요.
여기서, 1천에 3만벳으로 게임을 운영하면 디퍼런스 30배를 유지할 수 있어서 게임운영이 상당히 여유로워집니다.
하.지.만..
매에는 장사가 없다고 하듯이, 못 맞히는 게임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그래서, 프리게임이 몇 개인가 물어보니 슈초반 2개 빼고 +3개 프리게임이 되네요.
이럴 경우는 핑퐁이 되는지 물어봅니다.
특히 테이블 미니멈이 3천, 5천페소 테이블에 무한 프리게임이 안되는 경우는 핑퐁이 필수 입니다.
플에 3천, 뱅에 3천씩 동시에 가서 카드를 뽑아내는 것이죠.
하지만, 여기는 마바리 테이블이라 행여나 수퍼6에 걸리면 50% 세금을 내기도 합니다.ㅎㅎ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광속으로 배달온 맥주를 시원하게 반샷 때리고 베팅을 시작합니다.
이제 갓 시작된 슈는 10번째 딜까지는 본격적인 베팅을 안하고 카드를 빼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10딜이 넘어서면 조금씩 본 베팅을 해 봅니다.
1천 갔다가 3만 갔다가 중간중간에 1만, 2만도 섞어 줍니다.
그러다, 맥스벳 3만을 딱 맞히면, 타이 나왔다 생각하고 계속 끊길때가지 3만을 밀어줍니다.
맥스벳을 2번 맞히면 3번째 맥스벳에서 틀려도 맥스벳 1번은 맞힌겁니다.
그래서, 일단 2번을 맞혀야 안정권으로 들어오는 것이죠.
맥스벳 2번을 맞히면, "일단" 살림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렇게 2보전진, 3보후퇴, 2보전진을 해 보지만....
46만 정도에서 정점을 찍고 다시 내려옵니다.
그러다, 슈가 끝나서 다른 테이블로 옮기면 딜러의 기가 쎈지 딜러가 칩을 쑥쑥 빨아들입니다.
그래서, 다시 20만대로 내려갑니다.
그러다가 다시 30만 이상으로 고고...
다음 새로운 슈에서는 귀신같이 틀리기 시작합니다.
강벳 2만, 3만, 복구벳 5만을 때려도 좀체 맞히기가 힘듭니다.
딜러의 손길이 무서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어느새 손안에 칩을 보니 7만까지 떨어져 있습니다.
뭔가 아랫도리에서 찌릿함이 느껴집니다.
아... 오줌보가 터져 나올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맥주 4캔은 마신 듯 한데.. 게임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소변 타이밍을 자꾸 미루게 됩니다.
잠시 중단한 게임에 신경이 쓰여 거의 다 싼 오줌을 끊으려고 하는데
무슨 오줌이 하염없이... 하염없이... 계속 나옵니다. 허허....
에잇 모르겠다. 끝까지 한 방울까지 다 짜고 나오는데
오늘 이러다 다 죽겠다는 생각이 불현 듯 듭니다.
의도치 않았는데도 내일 아침의 스토리가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50만에 분위기 다운되고 허탈한 표정의 "내일의 저의 모습"이 느껴집니다.
그 때, 갑자기 큰 형님의 말씀이 떠 오릅니다.
"넌 게임하다 지면... 잃은 돈이 아까워 아니면 진 것 때문에 안타까워? 둘 중 뭐가 크지?"
"난 돈보다 졌다는 사실이 너무 짜증나. 잠을 잘 수가 없어!!!"
맞습니다. 제가 여기서 50만을 잃는다고 해서 살림이 극도로 어려워지거나 몰락하는 것도 아닙니다.
"지는게 싫고 그냥 짜증날 뿐입니다"
스스로에게 이야기 합니다.
"이넘아... 오늘은 눈을 부릅뜨고 정신차려~~!!!"
"오늘은 무슨일이 있어도 이긴다. 절대로 지지 않는다"
양손으로 내 뺨도 찰싹찰싹 때려봅니다.
"내일은 몰라도 오늘은 절대절대 지지 않는다. 필사마 화이팅!!!"
눈 동공 끝에 힘을 잔뜩 집어넣고 화장실을 나서서 테이블로 돌아옵니다.
테이블에 와서 바로 2만 때립니다.
먹었습니다.
엎어서 4만때리려다 죽으면 힘들어지니 1개 빼고 3개를 때립니다.
먹었습니다.
장줄(옆줄)생각하고 3만으로 계속 밉니다.
계속 먹습니다.
7번 먹고 1번을 죽게 됩니다.
그래도 18만 먹었습니다.
앞에 화장실에서 돌와와서의 최초벳 4만 더하면 22만 먹었네요.
거의 30만 되었습니다.
또, 전진후퇴를 반복합니다.
타이도 맞히고 수퍼식스도 맞힙니다. 40만을 통과합니다.
맥주 2캔 더 시킵니다.
본전 돌아오니 배가 고파집니다.
시오마이 2인분 시킵니다.
팁 300페소에 광속배달 또 됩니다.
광속조리인지 광속배달 때문인지
시오마이(딤섬)가 딱딱합니다 ㅎㅎ
맥주 쭉 들이키고 졸업을 향해 나아갑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큰 형님, 작은 형님이 옆에 앉아 있습니다.
작은형 : "밥 먹으러 가자"
저 : "아니 몇신데 밥먹으러 가요??"
큰형 : "12시 다됐어"
저 : "벌써요??"
손에 칩을 보니 45만 정도 있습니다.
저 : "잠시만요. 마무리 좀 하구요"
그리고는 2만 베팅을 합니다.
틀립니다.
2만 베팅을 더 합니다.
틀립니다.
5만 베팅을 합니다.
먹습니다.
3만 베팅을 합니다.
죽습니다.
2만 베팅을 합니다.
먹습니다.
작은형 : "밥먹고 와서 다시하자. 그 때해도 안늦어~"
작은형님 말씀에 동의를 하고 칩을 들고 나옵니다.
손의 칩을 보니 총 45만이네요. 아직 -5만입니다.
밥먹으로 카지노 밖을 나오니 클락의 햇살이 짱짱 합니다.
밤새 겜해서 몸은 미쉐린 마스코트처럼 통통하게 불었고 얼굴부터 시작해서 몸 전체 살끝이 얼얼합니다.
작은 형님이 밴을 불렀는데 야외주차장에 뜨겁게 달궈진 차가 뜨끈뜨근 합니다.
에어컨을 틀어도 좀체 시원해지질 않습니다.
해장국 먹으러 정원식당에 갑니다. 한식에 있어서는 마닐라 어느식당보다 맛있는 식당입니다.
12시 점심시간이라 한국 골퍼팀들 앉아있어 시끌시끌 합니다.
얼굴이 다 늙은 아줌아가 골프 미니스커트를 입고 옆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시선처리가 민망합니다. ㅡㅡ
해물짬뽕과 북엇국을 시켜 먹었는데 잘 들어가질 않습니다.
하지만, (밤새 건강 다 베려놓고) 건강을 위해서 꾸역꾸역 먹어줍니다.
밥을 먹으면서, 우리는 윈/로스를 따져봅니다.
큰형 : "(저를 보고) 너 그럼 5만 잃은거지?"
저 : "네 그렇죠"
작은형 : "너 참 대단하다. 어떻게 그걸 꾸역꾸역 복구해내냐?"
저 : "7만까지 떨어지니 그냥 디질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딜러에게 살살 빌면서 사정사정해서 이만큼 올렸어요 ㅎㅎ"
(사실입니다. 수퍼식스 2천 베팅에 뱅커 6만들어놓고 딜러 4잡고 있는데 셋쨋장 뒤집지 말라고 딜러한테 싹싹 빌었습니다)
큰형 : "난 본전에서 2만 딴 것 같은데"
작은형 : "그럼 나머지 30만은 어디 갔어요?
큰형 : "........."
큰형 : "아 그럼... 내가 다죽고 얘한테 30만 또 빌렸는데 30만 리턴했으니 내가 30만이 모자라는 거구나 ㅎㅎ"
"내가 어제 이겨서 꼼쳐놓돈 10만이 있으니까.. 그럼 아직 -20만이네? 근데, 내가 어떻게 이런 계산을 틀릴 수 있지??"
저 : "어제 겜을 오래해서 많이 피곤하셨나 봐요. 그런데, 작은 형님은 얼마나 지셨어요?"
작은형 : "어제 아래 내려가서 겜하고 기계 돌리다 녹아서 총 75만 마이너스야..."
저 : "너무 많이 잃으셨네요.ㅠㅠ."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힐튼으로 돌아옵니다.
이미 오후1시, 밥을 먹은 저는 몸이 너무 피곤해져서 방에가서 한두 시간만 자고 나오겠다고 하고 제 방에 들어갑니다.
가방은 짭이니 너무 의미두질 마시길...ㅎㅎ
방에 들어가니 어제 오후에 침대위에 던져놓은 가방이 그대로 있습니다(암시 미리 드렸습니다 ㅎㅎ).
밖은 환합니다.ㅎㅎ
샤워도 뭐고 못하겠고 커텐을 치고 침대에 드러누워 봅니다.
그런데.. 침대가 푹신하게 잠이 잘 오네요.
그렇게 2시간을 자니 알람도 없이 눈이 떠집니다.
그렇게 떠진 눈으로 잠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작은 형님이 방에 들어옵니다.
작은형 : "일어났어? 더 자지"
남의 방 들어와서 깨워놓고 더 자라니... 웃음만 나옵니다.
저 : "큰 형님은 어찌됐어요?"
작은형 : "벌써 복구 다 하고 조금 땄다네? 나는 아는 동생차 타고 마닐라 내려갈려고.. 넌 큰 형님하고 하루 자고 와"
저 : "제가 어찌 그래요. 같이 가시죠. 일단 샤워만 하고 나갈께요"
샤워를 후딱 마치고 짐을 들고 지하 두윈에 가니 큰 형님이 누구와 이야기하고 계셨습니다.
저 : "작은 형님은 어디가셨어요?"
큰형 : "아는 동생차 타고 벌써 갔어. 우리도 마닐라 돌아가자"
아직 복구해야할 5만이 남아 있었지만 분위기가 이러니 더 있자고 할 수 없습니다.
하긴... 이 분위기에서 혹시 다시 시작했다가 행여나 돈 빠지면 그 충격은 두배 세배가 될 듯 합니다.
그것은 어젯밤 불굴의 의지로 싸운 사투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거기다, 큰형님이 딴 경비로 이리저리 경비 5만이상은 쓴 것 같으니 그냥 제가 경비 냈다고 퉁~치면 될 것 같습니다.
저 : "형님.. 그럼 가시죠"
그렇게 힐튼을 출발하니 작은 형님 한테서 연락이 옵니다.
그냥 떠난게 미안했는지 마닐라 놀부식당에서 쐬주 한잔 하자네요.
2시간 넘게 운전해서 놀부 식당에서 다시 삼총사 3명이 모여(지인 +1명) 소주 각 1병 플러스 알파 후...
깔끔하게 헤어졌습니다.
작은 형님은 지인과 2차 한잔 더 한다고 하셔서 다른 식당으로 가셨구요.
집에 가자마자 저는 침대속으로 쏘옥 들어가서 아침까지 곯아 떨어졌습니다.
아침에 베이KTV 마마상 뻬(Fe)가 보낸 문자를 확인했는데..
작은 형님이 술에 취해서 베이에서 여자 데리고 나가는데 돈을 반밖에 안주고 나중에 준다고 땡깡 부렸다네요 ㅎㅎ
하지만, 결국 돈 다 받았답니다.
작은형님..
돈 잃었다고 꼬장 부리지 마세요..ㅋㅋ
이렇게 삼총사의 클락 출정기는 막을 내립니다
읽어주신 분 감사드리며,
댓글 호응이 좋을 경우, 다른 연재글로 꼬옥 보답하겠습니다.
(댓글 안쓰시는 분들도 한번 지나간 자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 아니면 스티커라도..ㅜㅜ)
[필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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